새해의 계획

어느 새? 한 해가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새해가 밝았다. 매 해 찾아오는 새해, 언제나처럼 푸짐한 새해 계획으로 첫 날을 열곤 했다.
무엇도 해야 하고, 무엇도 하고 싶고 하면서 수많은 계획을 썼다지웠다 하며 올해는 풍성한 한 해가 되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이런 다짐들이 그저 계획을 세우는데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많은 계획을 세울수록 지키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혹은 대부분 지키지도 못할 계획들을 세우곤 했다는 것을 알았다. 새해 계획들이 실패를 거듭하고 작심삼일(作心三日)에그치게 된 것은 무엇보다 과한 욕심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반드시할 수 있다고 다짐하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못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핑계를 만들어놓고 있지 않았나 싶다.올해는 새해 계획을 세워서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새해를 핑계로 일회성 쇼와 같은 계획을 세우느니 하고싶은 일이 있으면 그때 그때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새벽에 일어나 영어학원가기, 점심시간에 인터넷 강의 듣기 등과 같이 스스로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나 지키기 어려운 계획보다는 확실한 실천을 통해 기쁨을 맛보기로 했다.좋은 마음으로 하루 시작하기, 누구에게나 웃는 얼굴하기, 인사 잘하기,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기, 시간 낭비하는 스마트폰 자제하기, 계단이용하기, 종이뒷면까지 쓰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루세 번 하기, 자기 전에 스트레칭 1분 하기 등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실천이 가능한 계획을 세웠다.

당장 실천에 옮겨 생활하다 보니 마음이 가벼워지고 따뜻해지는것이 아닌가. 밝게 생활하니 웃음이 많아지고 한층 여유를 갖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자제하니 시간이 많아져 자연스레 책을 가까이하게 되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자주하니 세상 모든 일에 겸허해지고 작은 것들에도 만족감이 들었다.

작은 순간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모여 한 달, 일 년이 된다.갑작스럽게 나를 변화시키려는 무리한 계획보다는 이렇게 소소한실천으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도 좋은 새해계획이 아닐까. 박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