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역사연구가 황원갑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국회 해산제도가 있었다면 지금 국회를 해산하고 다시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1월 28일 새누리당 의원들의 연구 모임에 강연자로 참석해 또 “여야 국회의원들이 총사퇴하고 다시 한 번 심판받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하는 분도 주변에 있다” “어떤 분은 국회해산법을 다음 헌법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김 전 총리의 말은 현재 국회에 대한 국민의 공분(公憤)을 전달했다고 본다. 많은 사람이 국회와 정치권을 이대로 두고 봐선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국가 발전과 국민 통합에 앞장서기는커녕 발목을 잡는 현상이 벌써 한 해가 다 가도록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지금까지 갈등을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나아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쟁까지 더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헌법이 규정한 내년도 예산안 의결 시한(내달 2일)을 눈앞에 두고도 본격 심의에 착수 않고 있다. 100일 정기국회 회기의 90%를 이렇게 쓸모없는 짓거리로 허비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또다시 국회 일정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심각한 안보와 경제 현안들에는 관심도 없는가.
여야는 그동안 경제살리기보다는 경제민주화란 미명 아래 경제죽이기에 경쟁하다시피 했다. 대선 이후에 민주당은 국가정보원 사건을 빌미로 101일 동안 장외투쟁을 벌였다. 부동산 경기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4·1 대책과 8·28 전·월세 대책, 외국인 투자촉진법 등 100여 건의 경제활성화·민생법안이 모두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감사원장 임명동의안도 공석 94일 만에 한나라당 단독으로 겨우 처리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은 지난한 외교·안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을 계기로 안보 환경이 급속히 불안정해졌다. 이어도 상공을 둘러싼 한·중 간의 갈등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중 G2의 각축전 속에 한국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경제 사정도 만만지 않다. 대그룹 제조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에 비해 4.7%나 줄고 중견기업들의 위기설도 끊이지 않는다.
막대한 혈세를 받아먹는 괴물 국회, 여야는 ‘국회 해산’까지 거론하는 민심의 규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하니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국회 해산’ 발언이 공감을 얻는 것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5-08-14 10: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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