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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03월18일 12시33분 2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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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미투데이로 보내기 주제의식을 공유하는 내러티브-정치물 분노의포도
영화는 대공황에 관한 본격 선거 정치물

분노의 포도

살인죄로 교도소에 수용되었다가 4년 만에 가석방된 톰 조드는 가족들이 살고 있는 오클라호마의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와보니 가족은 떠나고 없다. 집에 숨어 있던 마을 주민 뮬리를 통해 소작농이었던 마을 사람들이 이윤을 내려는 땅주인의 횡포에 밀려 캘리포니아를 향해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가족도 캘리포니아를 향해 떠나가려 백부의 집에 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존은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백부의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조드 일가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

 

영화는 대공황에 관한 본격 정치물이다. 하얀 거탑이나 금환식과 비슷한 주제 의식을 공유하는데 내러티브는 다르다. 야마모토 사츠오의 두 영화는 오락물의 기능이 정치물의 기능만큼 중요했는데 존 포드의 이 영화는 말 그대로 본격 정치물이니까, 정치물의 기능이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내러티브가 다른 거죠. 내러티브는 다른 길로 새지 않고 우직하게 조드 일가의 드라마에 집중한다. 뭐라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는 상식적인 내러티브다.

 

내러티브는 조드 일가의 여정을 그리는 로드물. 방법론으로서의 의식적인 장르 결합이 아니라, 오키라는 실제 사회 문제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나온 장르다. 내러티브는 로드물이라는 장르 덕분에 관객으로 하여금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게 된 동시에, 덜 지루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것은 내러티브의 사실적인 배경 묘사와 마찬가지로 사실적인 이야기의 흐름 덕분이기도 하다. 복합장르가 성행하는 요즘에 보기엔 내러티브의 정공법이 낡았다는 생각을 들게 할 수도 있겠지만, 내러티브가 주제와 주제 의식이 오도되지 않게,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연대기 순으로 쓰인 플롯은 내러티브만큼 상식적이다. 톰 조드의 출소로부터 시작되어 톰 조드와 조드 일가만을 따라가는 플롯은 그들의 드라마만을 전달하는데 온힘을 기울인다. 주제를 전달하는 것에야 효과적이지만, 그림의 작은 부분 하나만 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지만, 큰 그림은 짐작만 갈뿐 보이지가 않아요. 물론, 그 시대엔 그것만으로 충분했는지도 모르죠. 제가 그 시대를 살지 않았기 때문에 큰 그림이 보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의 스펙터클은 그 말세론적인 배경에 있다. 아이들은 굶어 죽고, 노인은 노환으로 죽으며, 성인은 착취당하는 세계. 수많은 노동난민과 그들을 내쫓기에만 급급한 토착민. 비옥한 땅위에서 굶어 죽어간 많은 사람들. 플롯을 통해 그런 세계에 던져진 사람들이 느끼는 절망감이 느껴지면 그 배경은 더 이상 스크린 속 일이 아니게 된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영화의 스타일은 주제에 철저히 종속되어 있다. 어두운 실내나 석양을 걷는 캐릭터의 실루엣, 꾀죄죄한 옷차림 같은 것들 . 단지, 음악이 유난해 보이긴 하는데, 알프레드 뉴먼의 음악은 그 시절 할리우드 영화의 관습적인 음악이니 딱히 트집 잡을 건 아닌 것 같다. 이런 낡음은 영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건 설교쟁이 전목사의 대사에서다. 이 캐릭터가 죽은 이후론 톰 조드와 마 조드의 대사에서 그렇고. 정부에 대한 변명을 하는 것 같은 장면들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이것들은 요새 일반 영화에서 사실주의를 신경 쓰게 되었기 때문에 낡아 보이는 거지 영화의 단점까지는 아니다. 변명을 하는 장면들도 정부가 실제로 했던 것에 대한 단순한 기술로 볼 수 있겠고. 그냥 지금의 우리가 보기에만 어색할 뿐이다. 그땐 그냥 그랬다고.

 

좋은 소재를 가진 영화는 상식적으로 만들어졌고 그 결과물도 상식적이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제인 다웰의 연기는 인상적이고, 어두운 실내 장면은 종종 아름답고, 어느 영화에서보다 무서운 절망의 세계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전달되는 주제 의식은 ‘40년대의 미국에 뿐만 아니라 지금의 우리나라에도 적용된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출처: "루 뤼그" 영화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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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뉴스기자 (mania@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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